이승희 작가라는 분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요즘 어떠한 것이 정말 좋았을 때 '좋았다'라는 표현 말고 다른 표현을 쓰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어휘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라라랜드를 보고 '좋았다' 나가오카 겐메이 책을 읽고 '좋았다' 브런치 글을 보고 '좋았다' 생각의 넓이는 어휘력으로, 깊이는 논리로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하던데 내가 요즘 생각을 안 하고 살아서 그런 건지, 생각할만한 거리가 없어서 그런지 문제다 문제. |
'좋았다' 외에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충격을 받았고,
좁은 어휘력 때문에 표현의 한계에 갇히는 느낌으로 한국말도 못하는데
살면서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을 다 뱉어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너무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찔렸다.
왜냐면 나도 그렇거든
느낀건 머릿속에 많이 있는데 이게 입 밖으로 나올 땐 '대박이다...' 이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걸 극복하기 위해 목요일의 글쓰기라는 프로젝트로 긴 글을 쓰는 연습을 시작했다고 한다.
1. 매주 목요일 장문의 글을 쓴다. 두 문단 이상 2. 다 쓴 글은 카톡 그룹 게시판에 올린다. 공개된 곳에 오픈하는 것이 중요 3. 글에 대한 피드백은 절대 하지 않고 무조건 쓴 행위에 대해서만 칭찬한다. |
장문의 글을 쓰는 연습을 시작하면서 기쁨, 슬픔, 분노, 짜증, 우울
한 단어로 규정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어
어울리는 단어를 찾고 비유하고 인용하면서 계속 연습을 하면서
점점 글이 주는 힘을 믿게되었다고 한다.
나 또한 하루종일 쓰는 말은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이니까 비슷한 단어, 맨날 쓰는 단어
이런 것들이 합쳐진 말들 뿐이고 그나마 기록이라고 올리는 SNS나 카톡에서는
ㅋㅋㅋ, ㅎㅎㅎ, 말장난, 드립, 이모티콘 이런것들 뿐이고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막상 긴 글을 쓴다는 게 너무 어려웠다.
이만큼 내가 글쓰기에 약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젠 더이상 스스로에게 눈 감아 주지 말자.'
읽고, 쓰고, 또 읽고 써보면서 다양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 라고 다짐을 했다.
그리고 기록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다른 이유는
'나'라는 사람이 좀 더 선명해지기 위해서이다.
사실 나는 남 눈치를 되게 많이 본다.
미움받을 용기가 좀 없다고 해야하나?
웬만해선 남의 말에 토를 잘 안다는 편이기도 하고
굳이 막 의견 대립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저사람은 그럴 수 있지 하면서 넘기는 편이다.
좋게 말하면 중립적인거고 안좋게 말하면 나라는 사람이 되게 흐릿하고 자기표현이 약한 것인데
하지만 나는 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제 이런걸 느끼냐면 평소 유튜브에서 강의나 인터뷰같은 영상을 많이 보는편인데
다 보고나서 내 생각을 먼저 정리하는 게 아니라 베플이나 누군가 정리해준 글을 보고
'아~ 그렇구나' 라고 해버리며 넘어가 버리는데 이러한 행위를 하는게 좀 당연하게 생각하는거 같아
누가 적어준 요약본을 떠다 먹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부딪히고,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좀 답답해 보기도 하고자 기록을 시작하였다.
많은 자극영상을 보고 실행에 옮기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었는데
위에 소개한 이승희 작가가 쓴 기록의 쓸모라는 책 내용을 보고 마음을 잡았다.
나만의 언어를 가지려면 기록이라는 형태를 간과할 수 없다. 기록의 힘은 나답게 사는 삶의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
빠르게 흘러가는 지나가는 삶에서 오늘의 나를 기록해 놓는다는건 정말 중요한거 같다.
우리는 지금 자신들의 이야기가 블로그, SNS, 유튜브와 같이 컨텐츠가 되는 시대에 살고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이라는 건 정말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